“금융인 간 정당한 산업 발전 역할 위한 공감대 형성 필요”

글쓴이 = 채지윤 (前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

2019-01-07     전병호 기자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전병호 기자 = 지난 2005년 금융경제연구소에 입사하여 십여 년이 넘는 시간을 근무해오다가 지난해 2017년 초에 퇴사하기까지, 돌이켜보면 IMF 위기 직후 어수선한 금융현장에 평범한 직원으로 시작해서 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치며 다양한 활동을 해온 것 같다. 

97년도 IMF 태풍이 몰아치자 대형 시중은행에서 떠나가는 금융 산업의 노동자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웠던 시절, 명동성당 집회 등 구조조정의 한복판에서 금융노조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금융경제연구소에서 이론과 정책을 뒷받침했었다. 

특히 최근 국내 은행의 수익성 저하 원인에 대해 미국 대형은행의 사례들과 비교하며 비이자수익에 기반을 둔 불안정한 수익구조 위험성에 관해 주장한 바 있다. 국내 은행의 경우 대부분의 수익성이 이자수익에 기반을 두지만, 국내 금융허브 정책 이후 지속적인 규제 완화로 점차 비이자수익의 비중이 확대되어왔다. 

그러나 비이자수익은 이자수익과 비교할 때, 시장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그 변동폭이 크다. 따라서 비이자수익의 비중이 큰 은행일수록, 수익성은 불안정하며 이러한 은행의 불안정한 수익성은,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의 대출 시장 여건이 더 어려워지게 만들며 서민금융을 도태시키고 나아가, 서민 경제 전반의 불안함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는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그간 완화되어있던 은행의 금융 감독과 규제를 강화하여 규제 개혁한 사례를 보아도 충분히 반추되어왔다.

미국의 대형은행 및 투자은행들은 그동안 파생상품 거래 등의 리스크가 있는 금융 활동에 대해 거의 규제되지 않았으나,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관련 유동화시장, 대형 금융기관 및 투자은행의 부실과 도산이 잇따르자 금융 감독당국에서는 그간의 금융 산업의 규제 완화를 반성하고 감독과 규제를 철저히 개편하였다. 

더불어 연구소 내에서는 관련 연구자들이 자체적으로 IMF 백서를 만들어 금융 감독 당국과 정치권에 금융 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체계의 확립과 안정성을 굳건히 하기 위해 호소해왔으며, 이는 은행의 노조교육에서도 소책자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고, 

국제 사무직 노조 등 관련 기관들과 연대 활동을 통해서도 금융위기, 금융공공성의 강화, 화이트칼라의 위기에 대해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중에게 알리고자 노력해왔다. 
 
연구소에서는 각각의 경제/금융/노동 분야 박사님들과 협업하여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개인의 연구 분야별로 연구 성과를 내기도 하였고, 때로는 외부 기관의 요청이나 협조로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물론 그 중심에는 금융 산업의 노동자를 위한 고민과 금융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공공성 강화, 서민금융의 확대와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내 경제의 튼튼한 기반이 되어줄 은행의 역할에 대한 주제가 언제나 연구의 주요 쟁점이었다. 

금융경제연구소에서는 12년의 시간 동안 주옥같은 연구를 해오며, 이와 동시에 관련 분야의 학업 성취를 통해 연구의 기본일 수 있는 지적 함양과 내공을 쌓기 위해 한편 노력했다. 

연구와 병행하며 학위를 취득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우수논문상과 함께 석사학위를, 외부 저널에 10여 편의 논문 게재와 함께 박사학위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모두가 지난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금융 산업의 문제와 원인, 이를 위한 대안을 항상 고민하고 연구하며 지냈던 시간과, 이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항상 생각을 보태고 힘이 되어준 많은 분들의 덕분이었다. 

현재는 연구소에서 퇴직 후, 금융 관련 교육을 강의하고 있으며 민주금융발전 네트워크 정책위원으로도 소속되어있다. 

비단 본인과 같은 연구자로서가 아니더라도, 보다 많은 이들이 국내 금융 산업의 문제점과 대안, 정당한 금융 산업의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올바른 해결책을 향한 공감대가 앞으로도 많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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