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셜리더스) 김도훈 기자 = 일부 지역 경기 부진 여파로 지방은행과 상호금융의 대출 건전성이 저하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여전히 소득 증가율을 웃도는 수준으로 경계가 필요하고, 금융안정지수도 주의단계에 근접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자료를 보면 금융기관 전반의 경영 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하지만 지방대출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과 상호금융은 대출 건전성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지방은행은 작년 말 기준으로 수도권 이외 가계대출 비중이 85.0%로 시중은행(25.4%)보다 훨씬 높아서 최근 일부 지역 경기 부진 여파를 더 민감하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보면 시중·특수은행은 하락세인데 지방은행은 1.0%에서 정체돼있다. 작년 3분기(0.9%)에는 내려갔지만 4분기(1.0%)에 도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은행들은 부실여신 정리와 리스크 관리 강화 등으로 신규 부실여신이 감소했다.
비은행금융기관에선 상호금융을 제외하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이 한은의 진단이다. 수익성은 비은행에서 둔화하는 모습이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이 보험사는 저축성보험 판매 부진 때문에, 저축은행은 고금리 대출 감소 여파로 소폭 하락했다. 다만 은행은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대손비용 감소 등으로 상승했다.
한은은 금융기관 복원력은 자기자본비율이 상승하는 등 양호한 수준이지만 앞으로 불확실성 증대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복원력이 취약한 일부 비은행 등은 선제적으로 리스크관리와 자본확충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스템의 전반적인 안정 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안정지수'는 작년 10월 이후 주의단계(8∼22)에 근접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협상, 브렉시트 등 대외요인으로 경제주체 심리가 위축되고 대외 교역여건이 악화한 까닭이다.
가계부채는 지난해 증가율이 5.8%로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가계소득 증가율(3.9%, 순처분가능소득 추정치)보다 여전히 높다. 한은은 부채수준이 크게 높아져 있어서 안정적 관리를 위한 노력은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신용은 6.4% 늘어나며 증가세가 확대했다. 예금은행 기업대출은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 지속과 대기업 대출 증가 전환으로 5.3% 늘었다. 기업 재무건전성은 음식·숙박, 부동산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곤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매출액 증가율(전년 동기대비, 2017년 1∼3분기 9.1%→ 2018년 1∼3분기 3.8%)이 둔화하는 등 대내외 여건 변화로 건전성이 저하할 가능성이 잠재해있다.
한은은 "금융시스템은 일부 취약요인이 있지만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라며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높은 불확실성으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관련 위험요인이 잠재해있으므로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통합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을 통해 은행과 비은행 전반의 복원력 점검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