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셜리더스) 한지혜 기자 = 경남 창원상공회의소가 일본이 반도체 소재로 시작한 수출 규제를 공작기계 핵심 부품으로까지 확대하면 국내 공작기계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창원상의는 16일 공개한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창원산업 영향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일본이 공작기계 핵심부품인 수치제어반 수출을 규제하면 국내 최대 기계산업 밀집지인 창원국가산업단지, 마산자유무역지역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수치제어반은 컴퓨터 등으로 공작기계를 자동으로 조작하는 장치다.
국내 기업들은 공작기계 수치제어반 대부분을 일본 '화낙'에서 수입해 쓴다.
독일 '지멘스' 제품 등 일본 이외 국가의 수치제어반 비중은 작다.
창원상의는 한국무역협회 통계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국내 수치제어반 수입액의 91.3%가 일본산 수치제어반일 정도로 일본 비중이 압도적이라고 지적했다.
창원상의는 창원권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이 국내 수치제어반 수입의 9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일본이 수치제어반 수출을 규제하면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창원권 등 국내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이 일본산 수치제어반 사용 비율이 높은 이유로 과거 기술이전, 부품공급 등의 이유로 일본 업체와 오랫동안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창원상의는 지역 공작기계 생산업체들이 일본에서 수치제어반 등 핵심 부품을 조달하지 못하면 공작기계 생산 차질은 물론, 관련 전후방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또, 공작기계 수출이 창원시 전체 수출의 9%를 점해 수출에도 나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한 공작기계 전문업체 상무는 "수치제어반 외에 구동축 등 다른 중요 부품들도 일본산 제품이 많다"며 "일본이 공작기계 부품 수출규제를 한다면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어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 수치제어반을 수입할 수 있지만, 각 부품이 수치제어반과 연결되어 있어 다른 부품까지 바꾸거나 조정을 해야 해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반대로 일본 부품업체들에게 한국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은 큰 거래처다"며 "일본 정부가 부품 수출규제를 하면 일본업체들도 판매 감소로 큰 타격을 입는다"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