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셜리더스) 한지혜 기자 = 최근 국내 증권사와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가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위험도 커져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선임애널리스트는 25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신평 크레딧 이슈 세미나에서 "증권사와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위험 노출도)와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투자는 주식·채권 같은 전통적 투자자산군이 아닌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을 포함한 대안적 자산군과 투자전략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연구원은 "저금리 추세에 전통적인 자산 대비 높은 수익률의 자산이 필요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 완화로 유동성이 팽창해 대체투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식시장 부진과 부동산 침체 우려 등 국내 투자시장 환경, 보험사와 연기금의 수요, 증권사와 운용사의 공급 등 삼박자가 맞아 해외 대체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신평이 국내 8개 증권사와 10개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를 분석한 결과 2017년 말 14조2천억원, 작년 말 21조8천억원, 올해 6월 말 29조3천억원으로 연평균 6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는 2017년 말 3조7천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3조9천억원으로 278%나 늘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의 투자처별 비중은 부동산이 48%로 가장 컸고 SOC 34%, 항공·선박 7% 등 순이었다.
투자자산 순위 구성은 선순위 투자가 35%인 데 비해 위험을 부담하고 수익률을 추구하는 후순위(11%)와 지분성 투자(34%) 비중이 총 45%에 달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자본 대비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는 증권사 38%, 보험사 26%로 큰 수준은 아니지만 익스포저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며 "자산 구성도 고위험·고수익 추구 형태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권사의 익스포저 증가 속도가 뚜렷한데 무리한 경쟁 심화로 미매각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영업추세가 지속되면 증권사의 유동성 및 투자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용평가 관점에서 보는 대체투자 증가에 대한 리스크로 ▲ 불투명성 위험 ▲ 유동성 위험 ▲ 신용집중 위험 ▲ 수익성 위험 등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대체투자 자산은 복잡한 구조, 정보의 비대칭성 등으로 자산에 대한 정확한 리스크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비정형적인 자산으로 유동성도 낮으며 유동성이 부족하면 재매각이 어렵거나 상당한 손실을 동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체투자는 거액 투자 비중이 크고 특정 차주, 지역, 산업, 자산군에 대한 높은 신용집중 위험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대체투자 리스크에 대해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자산군, 투자 규모, 지역 등을 지속적으로 분산하고 위험 완화·통제 장치를 제대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체투자 정보에 대한 공시 강화와 자본시장과의 소통 노력을 통해 사업 불확실성과 자본비용을 경감하고 수익성과 신용도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