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셜리더스) 황아영 기자 = '지상의 지하철'로 불리는 슈퍼-간선급행버스(S-BRT)가 이르면 2024년 등장한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S-BRT 표준 지침'을 마련하고 인천계양·부천대장과 경남 창원, 인천, 경기 성남, 세종 등 5곳을 S-BRT의 시범사업으로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기존 BRT를 업그레이드한 S-BRT는 지하철 시스템을 버스에 도입한 체계로, 전용차로를 이용하고 우선신호체계를 적용받아 지하도로나 교량 등 교차로 구간에서도 정지하지 않고 달려 '지상의 지하철'로 불린다.
앞서 2004년 저비용·고효율의 대중교통 수단으로 서울, 경기, 세종 등 총 24곳에 도입된 BRT가 대부분 중앙버스전용차로 수준으로 건설·운영돼 당초 기대했던 서비스 수준에 미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표준 지침에 따르면 S-BRT는 급행 기준 평균 운행속도 시속 35㎞, 출·도착 일정 2분 이내, 이용객 편의성 등을 목표 서비스 수준으로 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침에서는 전용주행로, 정류장 시설, 차량 운영 시스템 등 5개 분야 16개 세부요소를 제시했다.
지침에 따라 S-BRT가 도입되면 일반도로와 분리된 전용도로와 입체화된 교차로(또는 우선신호), 추월차선을 활용해 도로 지·정체와 상관없이 지하철처럼 정류장에서만 정차할 수 있어 기존 BRT보다 속도와 정시성이 대폭 향상된다.
또 정류장도 개선해 눈, 비, 미세먼지 등 외부환경에서 보호하는 폐쇄형 또는 반개방형으로 설치하고 수평 승하차도 가능하도록 해 승하차 시간을 줄이고 교통 약자의 편의도 개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수소·전기버스 등 친환경 차량을 우선 운행하고, 수요가 집중되는 출퇴근 시간에는 굴절버스 등 대용량 차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하철 등 주요 연계 교통수단까지의 환승거리를 최소화하고 운행스케줄을 연계한 급행버스 서비스를 도입해 환승 편의를 강화한다.
지하철처럼 버스를 타기 전 정류장에서 미리 요금을 내는 사전요금지불시스템을 도입하고, 차량과 정류장에 냉·난방 시설, 와이파이(Wi-Fi), 위치정보 표시서비스 등 이용객 편의서비스도 제공한다.
국토부는 표준 지침에 따라 S-BRT가 도입되면 국제교통개발정책연구원(ITDP)이 BRT 운영 수준 등에 따라 구분한 4개 등급 중 최고 수준인 골드(Gold) 등급에 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인천계양·부천대장 BRT(김포공항역∼박촌역∼부천종합운동장역 구간)는 3기 신도시 계양·대장지구를 광역급행철도(GTX), 9호선 등 인근 주요 지하철역으로 연결해 출퇴근 시간을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창원 BRT(창원시 도계광장∼가음정사거리)는 주요 간선도로에 개발계획을 수립 중이며, 인천 BRT(인하대∼서인천)는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사업과 연계를 추진하고, 기존에 운영 중인 청라-강서 BRT와 연결할 예정이다.
성남 BRT(남한산성입구∼모란역사거리)는 구도심의 주요도로인 산성대로의 버스서비스를 고급화하고 지하철(분당선, 8호선)과 주요 간선도로(성남대로)와의 연결성을 높인다.
현재 운영 중인 세종 BRT(반곡동∼세종터미널∼한별리)는 정류장 첨단화, 전기·굴절버스, 우선신호시스템, 사전요금시스템 도입 등을 추진해 신규 노선 도입에 앞서 S-BRT의 실제 모습을 엿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범사업은 내년 상위계획 반영, 기본계획 수립 등을 통해 본격 추진된다.
기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세종 BRT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에서는 이르면 2024년, 늦어도 2026년에는 S-BRT가 완공될 예정이다.
박진홍 국토부 간선급행버스체계과장은 "S-BRT는 도시철도 대비 절반의 건설기간에 10분의 1도 안되는 비용을 투입하면서도 지하철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비용·고효율 대중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