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간수업' 김동희의 재발견, 박주현의 대발견
[기획] '인간수업' 김동희의 재발견, 박주현의 대발견
  • 이수민 기자
  • 승인 2020.05.06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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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이수민 기자 = 어딘가 익숙한 배우와 낯선 인상의 배우가 만들어내는 연기의 합이 재밌고 놀랍다. 생소한 장르와 전대미문의 캐릭터로 그 자체가 ‘도전’이나 다름없었다. 작품은 날카롭게 제 빛을 내며 대중들에게 많은 의미의 충격을 안기는데 성공했다. 해사한 청춘의 얼굴들이 그려내는 가장 어두운 이면, 양날의 검이 된 시의성, 감각적인 연출과 사회적 경각심을 완성도 있게 담아낸 넷플릭스 <인간수업>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배우 김동희와 박주현이 있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지난 4월 2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 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불편한 현실을 직접적으로 마주하며 휘몰아치는 쫄깃한 전개로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적인 인상을 남겼다. 
    
10대 청소년 주축의 디지털 범죄를 다루는 <인간수업>은 그 자체로 갑론을박의 대상이 됐다. 최근 사회적으로 불거진 ‘N번방 사건’이 연상될 수밖에 없으며 ‘모방 범죄’에 대한 우려나 가해자에게 부여된 서사가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인간수업>은 그 모든 우려의, 정확히는 정반대에 서서 경각심을 일깨우는 작품이라 보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마지막 회까지 꼼꼼하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극의 구조를 이해하게 되고, 의도는 두 주인공의 마지막 모습에서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드라마 특성상 자연스럽게 주인공인 가해자들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데, 그렇기에 시청자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파멸의 길로 들어가 함께 밑바닥을 찍고 사정없이 망가진다. 그제야 정신이 바짝 돌아오는 경험을 한다. 뒤통수를 얼얼하게 얻어맞은 뒤에야 그 선택이 얼마나 끔찍하고 극악무도한 짓이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이런 실감 나는 경험이 가능한 데는 두 주연배우의 공이 크다. 이제 데뷔 3년 차에 들어선 신예 배우 김동희는 웹드라마 <에이틴>으로 데뷔해 <스카이캐슬>, <이태원 클라쓰>등에 출연하며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했다. 하지만 작품 화제성에 비해 미미한 존재감으로 한편에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 그의 첫 주연작 <인간수업>의 오지수는 극의 무거운 핵심적 인물로서 엄청난 부담감이 따랐을 터다. 김동희는 모든 우려를 지우고 제 옷 입은 연기와 함께 인물에 완벽하게 빙의하는데 성공했다. 
    
오지수는 학교에서 타의 모범이 되는 완벽한 우등생이지만 자신을 버린 부모 때문에 홀로 삶을 이어가야 하는 잔혹한 현실에 놓여있다.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일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으며 이에 맞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인간수업>에는 다양한 청소년들이 등장해 저마다의 가지를 뻗어가지만 그 중심에는 오지수라는 인물이 묵직하게 뿌리내리고 있기에 그의 비중이 더없이 중요했다. 
       
김동희는 지질한 아웃사이더의 면모부터 사회성이 배제된 청소년기의 위태로움, 점점 파멸로 치닫는 극단의 감정 연기까지 내밀하게 표현하며 가히 놀랄만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극 후반부에 등장하는 ‘반성문 신’은 <인간수업> 통틀어 명장면으로 꼽아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원석 옆에 또 다른 원석이 있다. 오지수와 달리 학교 내 인사이더로 부족할 것 없는 집안에서 자란 배규리 역의 박주현이 그 주인공. 박주현은 <드라마 스테이지–아내의 침대>로 데뷔해 최근 종영한 드라마 <반의반>에서 정해인의 첫사랑 상대로 활약했다.
    
박주현이 <인간수업>에서 보여준 인물은 파격의 끝을 달린다. 가장 입체적이기도, 혹은 가장 평면적이기도 한 성격의 배규리는 오지수의 위험한 동업자로서 위태로운 상황 속에 함께 빠져들며 비극적인 결과를 맞이한다. 박주현은 오직 연기력 하나로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배규리 역에 발탁됐다. 실력을 입증하듯 그는 배규리로 완벽하게 분해 호기심 가득한 에너지와 서슬 퍼런 눈빛으로 예측 불가한 긴장감을 선보였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두 사람 모두 첫 주연 작임이 믿기지 않을 만큼 탄탄한 연기력을 선사하며 ‘괴물 신인’의 저력을 입증했다. 이밖에도 과거 ‘아이스크림 소녀’로 사랑받았던 정다빈, 모델 출신 배우 남윤수의 톡톡 튀는 연기력이 더해져 작품의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신예 배우들을 대거 발굴한 <인간수업>의 또 다른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한편 <인간수업>은 넷플릭스에서 절찬 스트리밍 중이며 <개와 늑대의 시간>, <무협 변호사>를 연출한 김진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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