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셜리더스) 이수민 기자 = Mnet <퀸덤>이 새로운 시즌 가능성을 알렸다. 문제는 <퀸덤2>가 될 것인지, <킹덤>이 될 것 인지다. 우리는 이미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을 통해 여성 이후 남성 출연진으로 새 시즌을 꾸려지는 경우를 봐왔다. 그런데 왜 유독 <퀸덤>에게는 그 일반적인 순서가 쉽게 허락되지 않는 걸까. 지난해 <퀸덤>이 열혈하게 환호 받았던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3일 엠넷 측은 한 매체를 통해 “<퀸덤>의 시즌2인 <킹덤> 제작을 확정하고 제작진을 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다른 매체에서는 “<킹덤>과 <로드 투 킹덤> 두 편을 제작 중”이라고 보도했고, 이후에는 결국 “출연자가 걸그룹이 될지 보이그룹이 될 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내부적으로도 온라인 여론을 의식하고 있는 과정으로 보인다.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다”고는 했지만 <퀸덤>의 시즌2는 <킹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비슷한 절차를 대중들은 수없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모험이 필요한 첫 시즌에서는 여성 출연자를 내세웠다가 반응을 살피며 그 자리에 고스란히 남성 출연자를 앉히는 상황은 이미 방송가에서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대표적으로 <프로듀스101> 시리즈가 있고,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미스터트롯>이 있으며, 최근 숙연한 일을 겪은 <거리의 만찬>도 이에 해당한다.
<퀸덤> 새 시즌을 바라보는 분위기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르다. 물론 이전에도 해당 상황자체를 비판하는 의견이 나왔지만 <거리의 만찬>처럼 출연자 개인 논란으로 자진하차를 하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프로그램의 존폐여부를 가를 수준은 아니었다. <퀸덤>은 프로그램 제작 단계에서부터 각종 온라인 반응을 검토하는 등 세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소위말해 ‘눈치 보기’를 시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퀸덤>은 지난해 같은 날 컴백하는 걸그룹 6팀의 대결을 그리며 기존에 볼 수 없던 걸그룹의 색다른 모습을 선사, 여성 아이돌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방송 초반 여성 출연자의 순위 경쟁이나 기싸움을 부추기던 편집방식은 갈수록 힘을 잃었고, 이들이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무대 자체에 관심이 쏟아졌다.
특히 걸그룹의 편견을 통쾌하게 깨부순 에이오에이(AOA)의 ‘너나 해’ 클립영상은 수많은 대중들의 지지를 공감을 받아 1000만 뷰를 넘기고 방송 이후 화제성 1위에 오르는 등 커다란 파급력을 낳았다.
흥행의 원인은 이곳에 있었다. <퀸덤>은 단순히 아이돌 그룹의 경쟁, 실패 없는 서바이벌이라는 이유로 사랑받는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이 프로그램을 발판으로 보여줄 수 있는 여성 아이돌의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향후 걸그룹 콘셉트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제한된 무대에 대한 갈증을 씻어냄으로써, 프로그램은 제작의도 이상으로 커다란 사랑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남성 그룹의 경쟁이 펼쳐질 <킹덤>의 상황은 어떠할까. 물론 실력과 재능에 비해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 한 그룹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것에도 그 의미가 있다. 보이그룹 역시 다양한 무대를 위해 고군분투 하며 색다른 모습을 위한 노력도 가할 것이다. 하지만 앞서 <퀸덤>이 일궈낸 여성 연대적 성과나 고정관념 타파 등의 맥락에서 <킹덤>이 그 위상을 온전하게 이어가기란 힘들어 보인다. 가요계 상징적인 의미를 남긴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여성 이후 또 다시 남성 출연진으로 새 시즌을 꾸리는 시스템 반복이 더욱 씁쓸해지는 이유다. 여전히 새로운 시즌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퀸덤>의 새 2막은 어떻게 열리게 될 지 두고 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