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셜리더스) 이수민 기자 = 배우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정진영이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21일 오전 11시 카카오 TV 라이브 생중계 채널을 통해 미스터리 추적 영화 '사라진 시간'(정진영 감독, BA엔터테인먼트·다니필름 제작)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정진영 감독과 배우 조진웅이 참석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진영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부터 주인공 형구 역에 조진웅을 염두에 두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도 배우로서 작업을 할 때 캐스팅 제안을 받으면 종종 나를 염두에 두고 썼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때는 그게 거짓말인 줄 알았다”라며 “그런데 실제로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인물을 구체화하다 보면 어떤 사람을 대입하게 되더라. 너무 자연스럽게 조진웅이 생각났고 그가 연기하는 걸 상상하면서 시나리오를 썼다”고 말했다.
직접 캐스팅 제안을 하기 전에는 연기 선배로서 고심도 따랐다고. 정진영은 “사실 쓸 때는 진웅을 상상하고 애정 하면서 썼지만, 조진웅이 참여한 작업들에 비해 소박한 판이기 때문에 과연 이걸 할까라는 의심을 했다. 또 배우 선배이기 때문에 후배에게 뭘 하자는 게 미안하더라. 부담이 될까 봐 망설였는데 일단은 초고가 나오면 줘 보자는 다짐을 했다. 거절당하면 다른 데로 가자라고 생각하고 초고를 보냈는데 다음날 바로 긍정적인 답이 오더라. 그날 기쁨의 술을 마셨다. (조)진웅은 아마 의혹의 술을 마신 것 같다”라며 웃었다.
작품에 참여하게 된 조진웅은 대본에 대해 ‘해저에서 발견한 보물 같은 작품’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일단 왜 나였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참여를 결정한 이유는 작품에서 상당히 미묘한 맛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설명하기가 어렵다”라며 “정진영 감독님이 썼다는 인식이 없다면 이게 정말 해저 깊은 곳에서 발견한 보물 같은 느낌이다. 정말 본인이 쓰신 것 맞느냐고 몇 번을 물어봤다. 그런 의미에서 의혹의 술을 마셨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 연출과 각본을 맡은 정진영은 연기 인생 33년 차 베테랑 배우에서 처음으로 연출자로 데뷔하며 이목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