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셜리더스) 이수민 기자 = 순하고 말간 얼굴에 비범함이 스친다. 이제 막 데뷔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잠재력은 엄청나다. 범상치 않은 데뷔 이력과 무수히 쏟아지는 미담들, 다방면의 재능까지 갖춘 장동윤은 그 자체로 지켜 볼 가치가 충분하다. 스스로는 ‘우연한 기회의 연속’이라 말하지만 오는 기회를 제 것으로 만드는 것 또한 그의 몫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배우 장동윤을 주목해야한다.
유독 개성 강한 사극작품으로 풍부했던 2019년 하반기, 그 중심에서 화제의 한 축을 맡은 인물이 있다. 장동윤은 KBS2 <조선로코-녹두전>(이하 <녹두전>)을 통해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사극 장인’ 김소현과도 완벽한 호흡과 케미를 자랑했다. 유종의 미를 거둔 <녹두전>은 장동윤에게도 잊지 못할 인생작품이 됐다.
여전한 장발 스타일, 맑은 표정으로 취재진을 맞이한 장동윤. 그는 “여전히 드라마가 끝난 것 같지 않다”며 기분 좋은 미소와 함께 근황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드라마는 끝났지만 떠나보내는 중에 있는 것 같아요. 그 여운을 여전히 느끼고 있어요”라고 운을 뗐다.
휴식은 좀 취했냐는 말에 “조금만 쉬어도 죄책감을 느끼는 스타일이에요. 게을러 질 때는 너무 게을러지기 때문에 나태해지는 걸 경계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에게 충분히 휴식을 취할 가치가 있다고 말하곤 해요. 이번 작품을 위해 부끄럽지 않게 노력했고 100% 열심히 임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래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라며 후련함을 보였다.
장동윤은 <녹두전>에서 뜻하지 않은 이유로 과부촌에 잠입하는 김과부 역을 소화했다. ‘여장남자’라는 이례적인 소재였지만 단아하고 수려한 미모와 능청스러운 과부 연기력을 선보이며 대중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남자인 녹두보다 김과부의 모습이 더 잘 어울린다는 ‘웃픈’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장동윤 또한 “저 역시 김과부의 팬이었기 때문에 김과부를 떠나보낼 때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여장이 끝나고 나면 다시 반응이 시들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죠”라며 웃었다.
“김과부를 연기할 때도 정말 좋았고 녹두도 좋았어요. 성별을 떠나 김과부에게서 느꼈던 매력을 다른 작품에서 활용해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을 했죠. 남자라고 해서 김과부 자체의 매력적인 부분을 활용할 수 없는 건 아니니까요. 프레임에 갇히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여장남자라고 해서 기존 미디어를 통해 과장되게 표현하는 방식들을 따라 하고 싶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여자 걸음걸이, 여자 목소리 같은 건 사실상 없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죠. 김과부를 연기할 때 성별의 차이를 두고 싶지 않았고 그런 성별규정 없는 행동들로 인해 사
그의 말대로다. 과한 액션과 발성, 불쾌하고 선정적인 분장은 미디어 속 여장의 대표적인 이미지였다. 자칫 여성의 희화화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었으나 장동윤은 자신의 신념을 토대로 그 어떤 논란도 없이 김과부를 소화해냈다. 김과부가 더 큰 화제와 인기를 누릴 수 있던 것도 이 같은 노력 덕분이었다. 캐릭터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뜨거운 호평도 받았다.
장동윤은 “사람마다 잘된 작품의 기준은 모두 다르겠지만 그래도 내부적으로 일종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일각에서는 더 잘 될 수도 있었을텐데 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흥행 성적이나 대중들이 주는 사랑과 별개로 캐릭터와 작품 자체에 무척 애정이 남아요. 첫 사극, 첫 여장, 첫 액션을 모두 보여줄 수 있었으니까요”라며 만족감을 보였다.
※장동윤 인터뷰 풀버전은 스타포커스 2020.1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