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셜리더스) 윤희수 기자 =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80% 이상이 10년 전보다 현지 투자 환경이 나빠졌으며, 인허가 절차와 각종 규제 등에서 중국 기업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중국에 진출한 지 10년 이상 지난 기업 중 금융업을 제외한 13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10년 중국 내 사업환경 변화' 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5.5%는 올해 중국 현지의 투자 환경이 10년 전에 비해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투자 환경이 악화된 이유로는 '정부 리스크'(38.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국내외 기업 간 차별'(20.5%), '미중 무역분쟁 심화'(18.2%), '환경규제 강화'(15.2%), '중국 내 생산비 상승'(8.0%)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 10곳 중 8곳(81.7%)은 중국 기업에 비해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인허가 절차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응답이 49.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소방·안전점검 등 각종 영업규제'(21.5%), '환경규제'(14.0%), '세제·금융 지원 차별'(12.1%) 등의 순이었다.
응답기업 중 70.2%은 최근 중국 정부가 내세운 '공동부유' 국정 기조 등 각종 규제 강화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 정부는 최근 빅테크, 암호화폐, 사교육, 게임 등 각종 경제활동 분야에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응답 기업의 80.9%는 향후 5년간 중국 정부가 현 국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공동부유 관련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만일 중국사업의 타지역 이전을 생각한다면 어느 지역으로 이전할 의향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동남아, 인도를 포함한 신남방지역'(67.2%)을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으로 복귀(리쇼어링)'한다는 응답은 13.0%에 불과했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전경련은 "한국으로의 리쇼어링 의향이 신남방 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점을 고려해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유턴을 위한 인센티브 강화 노력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중국진출 기업들의 중국 내 사업환경이 10년 전에 비해 많이 악화됐다"며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양국 정상 간 적극적 교류를 통해 현지 진출기업 애로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