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셜리더스) 정다연 기자 =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수가 1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외이사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22일 유니코써치가 발표한 ‘2021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현황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숫자는 448명으로 전년동기대비 7명 늘었다.
이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는 67명으로 지난해 35명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100대 기업 내 전체 사외이사 중 여성 비율도 지난해 7.9%에서 올해 15%로 7.1%포인트 치솟으며 10%의 벽을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22년 상반기 중에는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20%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100대 기업 전체 사외이사 448명 중 119명은 올해 처음으로 사외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19명 중 42명이 여성이다.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 중 35.3%가 여성으로 교체된 셈이다. 여성 사외이사를 배출한 기업 수도 지난해 30곳에서 올해 60곳으로 두배 늘었다.
여성 사외이사 증가에는 내년 8월에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큰 영향을 끼쳤다. 2022년 8월부터 자산 2조원 넘는 대기업은 의무적으로 이사회 구성 시 어느 한쪽 성으로만 채우지 못하도록 제도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상장사가 2600곳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이중 자산 2조원 넘는 곳은 200곳이 되지 않는다. 이사회에 여성을 의무적으로 둬야 하는 곳은 국내 전체 상장사 중 10%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상장사 전반으로 제도 시행을 확산하려면 향후 몇 년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별로 100대 기업 중 한국가스공사가 여성 사외이사 수가 가장 많았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 숫자는 총 8명인데 이중 37.5%인 3명이 여성이었다. 이어 삼성전자, 한국전력(한전), 에쓰오일, 금호석유화학도 여성 사외이사가 각 2명씩 활약 중이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67명 가운데 1960년대 출생자는 36명으로 53.7%를 차지했다. 이어 1970년대 이후 출생자가 23명(34.3%)이었다.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에서 사내이사(324명)와 사외이사를 포함한 전체 이사회 멤버는 모두 772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하는 여성은 71명으로 비중은 9.2%였다. 지난해 5.2%와 비교하면 4%포인트 높아진 것이지만 10% 벽을 깨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