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셜리더스) 이은혜 기자 = 자산 10억원이 넘는 부자들 대부분은 앞으로 5년간 부동산시장이 정체 또는 침체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경기 하강으로 건물·상가 임대시장이 침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투자 자산으로 선호하는 부자 비율도 줄었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하나은행 자산관리(PB) 서비스를 받는 자산 10억원 이상 고객 922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39%가 앞으로 5년간 부동산시장이 '현 상태로 정체'할 것으로 봤다.
'완만하게 침체'한다는 의견이 34%, '빠르게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11%로 전체의 84%가 부동산 경기가 정체 또는 침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부자들의 46%는 현재의 자산 구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적극적인 자산 재구성보다 관망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전년 조사결과와 비교했을 때 현재 자산 구성을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42.7%에서 46%로 늘어났다. 자산 구성을 변경할 것이라고 답한 부자들 가운데 '부동산 축소·금융자산 확대' 계획을 가진 응답자는 18%, '부동산 확대·금융자산 축소' 계획을 가진 응답자는 약 13%로 나타났다.
안성학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산 변경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10억 이상 자산가들이 가장 투자하고 싶은 부동산으로는 '건물·상가'가 36.5%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작년에 이 비중이 57.0%, 2017년에 47.6%였던 것을 고려하면 매년 건물·상가를 1순위로 고려한 비중이 10%포인트씩 줄어들었다.
안 연구위원은 "부자들이 건물·상가에 투자하는 목적은 자본이득보다는 노후자금 확보 등을 위한 안정적인 임대 수입"이라며 "경기침체로 인한 공실률 증가와 자본손실 가능성을 우려해 건물·상가 투자 비중을 줄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산 10억원 이상 부자의 현재 보유 부동산 구성은 상업용부동산 42%, 거주목적주택 31%, 투자목적주택 15%, 토지 12% 비중으로 나타났다.
10억원 이상 부자의 93.1%는 거주목적이 아닌 투자목적 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했다. 가장 선호하는 투자목적주택은 중소형아파트, 대형아파트, 오피스텔, 단독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순이었다. 또 부자의 92.3%가 상업용 부동산을 한 채 이상 갖고 있었다.
10억 이상 부자 중에 37.2%만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다. 이들 중 2017년 8·2대책 이전에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비중이 87.6%에 달하고 앞으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겠다는 응답은 10.9%에 불과했다.